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2&aid=0000989338
어려운 형편에도 기부 잇달아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시민들의 착한 기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4시께 한 70대 할머니가 울산 남부경찰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정문에서 경비 근무를 서고 있는 의경에게 검은 비닐봉지를 건넨 뒤 자취를 감췄다. 의경이 할머니를 불러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할머니가 건넨 비닐봉지 안에는 직접 쓴 손편지와 함께 KF94 마스크 40장, 현금 100만 원이 들어있었다.
이 할머니는 편지에서 자신을 울산 남구에 거주하고있는 기초생활수급자라 밝혔다. 할머니는 편지에 “대구 어려운 분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성금을 보낸다. 어려운 분에게 써주면 고맙겠다”라고 쓰고는 “대구 시민들이 힘냈으면 한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경찰 관계자는 “할머니가 구청에서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배분했던 마스크를 아껴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의 소수자인 이주민들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에 손길을 내밀었다. 부산지역의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이주민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부산이주민포럼’은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대구지역 취약 주민과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모금을 진행했다.
일주일간 진행된 모금에는 공적마스크 수급 대책에서 제외돼 자신의 마스크 조차 구하지 못하는 미등록 이주민도, 초·중등학교 개학 연기로 영어 수업이 중단되면서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주 여성들도 동참했다. 부산이주민포럼은 총 70여 명의 개인과 공동체로부터 524만 원의 성금을 모아, 15일 이를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전달했다. 포럼 관계자는 “국적과 지역, 이주민을 향한 차별과 혐오를 넘어 가장 절실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모금 참가자들 모두에게도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김해에서도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김해시 새마을부녀회는 부녀회원 30여 명이 직접 제작한 면마스크 500매를 김해시에 기탁했다. 이 마스크는 필터를 끼워 재사용도 가능한 마스크다. 김해시는 이 마스크를 김해 지역 장애인 거주시설 4곳을 비롯해 취약 계층에게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