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행복하게도 남편을 비롯해 시댁 식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잘해주어 아직도 이 나라에 있고 힘든 날들 또한 나에게 필요한 일이었음을 오랜 시간이 지난 요즈음 알게 되었다.

내가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0년 초부터였다. 그 땐 아무것도 모르고 직원 분이나 선배의 도움을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넘겼지만 지금은 나를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는 민원인들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민원봉사를 하다보면 마음이 상하고 억울할 때가 있지만 나는 한결 같이 누구에게나 같은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옛날과 비하면 한국사회가 외국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을 받아 주는 과정이 보이는 것 같아서 한 외국인으로서 감사하며 서로에게 좋은 사회가 되도록 살아가고 싶다.

나는 한때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이민자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일본문화를 소개한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기도 했었고 소설도 꾸준히 기재하며 한글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즐거웠다

나는 현재 유네스코 문화교류 교실 프로그램 (CCAP)의 강사로서 2012년부터 활동하며 광주 전남권의 초·중·고등학교, 특히 지방 학교를 방문하며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수업을 통해 다른 문화와의 편견을 없애고 서로 다른 문화의 가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나는 이 외에도 다문화센터에서 일본 문화관련 수업을 하기도 했으며, 2014년도부터 유네스코 코나 자원봉사단(KONA)에서 일주일에 2번 학생들에게 일본 문화와 인물 소개 그리고 간단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인연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은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다니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한 것들이라 내향적인 나를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실로 묶어 끌고 가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소중한 인연을 맺어 준 모든 것에 감사하여 이 글을 마친다.